다양한 저서와 매체 활동으로 대중과 함께한 철학자 탁석산이 서양 철학의 역사를 집대성했다. 만물의 근원은 물이라고 주장한 탈레스부터 페미니즘 이론까지를 정리했다.
3천여년에 걸친 방대하고 심원한 철학사를 73개 장(챕터)으로 정리했다. 주로 파르메니데스, 플라톤과 같은 인물 중심으로 살펴보지만, 프래그머티즘, 해석학, 페미니즘처럼 철학 운동을 조명하기도 한다.
대중과 호흡하는 철학을 피력한 저자답게, 방대하고 심원한 내용을 어렵지 않게 설명해 나간다. 철학 입문서 격인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철학의 핵심은 이성과 논증이다. 그러나 이성이 철학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이성을 앞세운 건 18세기 계몽주의 시대에 들어와서였다. 그 전에 철학은 신비주의, 오컬트, 마법, 마술, 연금술, 점성술 등과 함께 했다.
"서양에서 철학은 거의 언제나 오컬트와 함께했습니다. 그러다가 18세기 계몽주의가 오컬트를 미신으로 낙인찍어 학문에서 추방되었습니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살아남아 지금에 이르게 됩니다."
저자는 이처럼 철학이 오랜 세월 동안 신학, 과학, 신비주의 등과 영향을 주고받으며 형성돼 왔다면서 철학이 논리 체계만이 아니라 인간이 진리에 다가가기 위해 사용해 온 모든 지적 도구의 총합이라고 설명한다.
탁석산 저/ 열린책들/ 65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