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북구가 개운산에 불법시설을 철거하고 주민들이 사계절 내내 즐길 수 있는 복합 녹색 치유 공간인 정원과 쉼터를 조성했다.
개운산 맨발 황톳길.
성북구(구청장 이승로)는 민선 7기부터 8기에 걸쳐 개운산 내 불법 점유시설을 철거하고, 총 13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여가와 힐링을 결합한 정원형 산책 공간을 본격 조성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성북구와 서울시가 공동 추진했다.
개운산 근린공원은 풍경이 수려하고 접근성이 뛰어나 주민들이 자주 찾는 공간이었지만, 한때 불법 배드민턴장과 낡은 운동시설 등이 공원 경관을 훼손하며 이용자들의 불편을 초래했다. 이에 성북구는 민선 7기 시작과 동시에 불법 시설을 정비하고, 체계적인 공원 재구성에 나섰다.
가장 먼저 개방된 공간 중 하나는 ‘여름향기정원’이다. 마로니에 마당 인근의 무단 점유 시설을 철거하고, 교목·관목 7종 316주와 초화류 25종 4,341본을 식재해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정원을 만들었다. 쉼터, 테이블, 그늘막 등도 갖춰져 시민들이 정원 속에서 소풍과 힐링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해당 정원은 지난해 11월부터 개방돼 ‘인생샷 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개운산 주요 진입로 인근(안암동5가 산1-93)에는 ‘개운산 맞이정원’이 조성됐다. 이곳 역시 기존 불법 배드민턴장이 있던 곳으로, 성북구는 여름철 폭염을 피할 수 있는 정원형 쉼터로 탈바꿈시켰다. 물철쭉과 감동사초 등 약 1만 2천 본의 식물을 식재해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오는 10월에는 이곳을 포함해 하늘전망대, 여름향기정원 등 주요 명소를 연결한 가을맞이 정원 프로그램도 예정돼 있다.
새롭게 설치된 ‘개운산 폭염저감 정원쉼터’는 전통 정자 형태로 설계돼 이용객들이 자연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도시 속 쉼터를 찾는 주민들 사이에서는 “대화가 오가는 힐링의 공간”이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더불어 장애인, 노약자, 영유아 동반 가족을 위한 ‘무장애숲길’ 2단계 조성도 완료됐다. 완만한 경사와 넓은 길을 통해 누구나 숲을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이 길은 울창한 나무와 자연 그늘 덕분에 유모차를 끄는 가족 단위 방문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와 함께 주민 참여형 황톳길도 개방됐다. 이 황톳길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참여해 조성한 공간으로, 맨발 걷기와 힐링 교육 프로그램이 함께 운영되며 건강과 여가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개운산은 성북의 중심이자 구민의 삶 속에 깊이 들어와 있는 공간이지만, 한때 불법 시설로 인해 이용에 불편이 많았다”며 “이 공간을 구민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앞으로도 개운산이 성북구민 모두에게 재충전과 치유를 제공하는 복합 녹색 복지공간이 되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