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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알고 먹으면 더 맛있는 음식 속 조선 야사
  • 박서현 기자
  • 등록 2018-08-24 19:00:01
  • 수정 2018-08-24 19: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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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복은 지금도 흔한 해산물이 아니지만, 조선시대에는 더 할 나위 없이 귀한 식재료였다. 따라서 신분이 높은 사람이나 맛볼 수 있는 음식이다 보니 민가에서는 여럿이 전복 맛을 보기 위해 죽을 끓여 먹기도 했다. 반면 궁궐에서는 ‘전복구이’ 요리를 만들어 별미를 제공했다. 전복구이란 전복 속의 살을 발라내 결 따라 예쁘게 썬 다음, 껍데기에 올려놓고 갖은 양념을 해서 석쇠에 구워낸 것이다.

임금의 수라상에 올린 전복구이에 독을 넣었다고 해서 반역죄로 죽음을 당한 여성의 비화가 있다. 바로 인조의 큰며느리이자 소현세자의 빈인 ‘민회빈 강씨’의 이야기다.

민회빈 강씨(1611~1646)는 반역죄로 몰려 모든 직함이 몰수되었기 때문에 한동안 ‘폐출된 강씨’로 불렸다가 숙종 때 비로소 ‘민회빈 강씨(愍懷嬪姜氏)’로 복위되었다. 복위된 이름의 뜻을 풀어 보면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품게 하는 빈’이라는 의미로, 그녀의 죽음이 억울하고 가여워서 백성들이 슬픈 마음을 품게 되었다는 뜻으로 이렇게 지은 것이다.

평소 세자빈과 사이가 좋지 않았던 숙원 조소용이 고한 거짓 제보는 세자빈 강씨를 위기에 빠뜨렸다. 때마침 인조의 수라상에 올린 전복구이에서 독이 발견되었고, 인조는 그 죄를 강씨에게 뒤집어 씌워 사약을 내리고 말았다.

세자빈 강씨의 죽음은 인조가 가진 청나라에 대한 적개심, 치욕감, 그리고 소현세자와 세자빈 강씨로 인한 인조 자신의 권력에 대한 불안감에서 비롯됐다. 그러나 인조의 잔인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소현세자와 세자빈 강씨의 어린 세 아들을 모두 제주도로 유배를 보냈다. 삼형제 중에서 막내만 살아남아 인조가 죽고 효종 때가 되어서야 유배에서 풀려났다. 억억하게 죽은 세자빈 강씨는 그로부터 72년 후에야 위호가 회복되었다.

송영심 저/ 팜파스/ 1만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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