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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코넬대 개 유전학(dog genetics) 교수인 아담 보이코(Adam Boyko) 교수는 미국 하버드대에서 컴퓨터공학과 생물학을 전공한 동생 라이언(사진)과 의기투합했다. 바로 강아지용 유전자 테스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 ‘임바크(Embark)’를 창업하기로 결심한 것.
이들은 반려견 주인들이 그들의 반려견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할 것이라고 예측했고 ‘반려견을 위한 23andme’를 만들어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 23andme는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아내가 창업한 것으로 유명한 유전자 검사 전문 바이오 기업이다.
최근 포브스(Forbes), 포춘(Fortune)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임바크를 창업한 형제의 예상은 적중했다. 반려견용 유전자 테스트 제품을 출시한 지 약 1년 만에 2만 건을 판매하는 기록을 달성한 것이다. 가장 일반적으로 팔리는 유전자 테스트 제품 가격이 199달러(약 22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1년 만에 약 400만달러(약 45억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
반려견 유전자 테스트 방식은 인간 유전자 테스트와 거의 유사하다. 반려견의 주인은 199달러를 임바크에 낸 뒤 개가 흘리는 침 샘플을 임바크가 제공하는 키트에 담아 임바크로 보낸다. 임바크는 키트에 담긴 반려견의 침으로 유전자를 분석해 개의 혈통은 물론 유전적으로 발병 위험이 큰 각종 질병을 예측해 주인에게 정보를 제공한다. 이 서비스는 방광 결석, 심장질환, 녹내장과 같은 질환 발생 여부를 예측할 수 있는 160가지 이상의 유전적 조건을 검사한다.
미국에서는 임바크가 제품 및 서비스를 출시하기 전부터 ‘위즈덤 패널(Wisdom Panel)’과 ‘DNA 마이 도그(DNA My Dog)’ 등의 회사들이 동물용 유전자 검사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기존 서비스들은 주로 개의 혈통과 품종을 알기 위한 게 목적이었다. 이와 달리 임바크는 반려견의 ‘건강’에 주목했다.
임바크의 CEO를 맡은 라이언 보이코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기존에 시장에 먼저 진출한 기업들과는 다른 것을 하고자 했다”며 “우리는 유전자 검사로 단지 주인들에게 개 품종에 대해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개의 건강에 관해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당신의 개가 방광 결석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 반려견의 식단을 바꾸거나 질병을 미리 대비할 수 있게 된다”며 “반대로 미리 알고 대비하지 못한다면 훗날 수의사에게 큰 비용을 지불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형 아담이 개 DNA를 20만개가 넘는 위치로 자를 수 있는 특수 탐침을 디자인했고, 유전자 미세배열(microarray)를 사용해 임바크만의 정교한 유전자 검사를 개발했다. 회사는 유전자 샘플을 처리하는 실험실을 별도로 구축하지 않고 1년에 200만개 이상의 사람 유전자 샘플을 처리하는 연구소와 계약을 맺고 분석 작업을 수행하고 있다.
창립 초기 임바크는 라이언 CEO의 하버드대 동창인 맷 샐즈버그(Matt Salzberg)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 창립자 겸 CEO가 오픈형 전환사채(컨버터블 노트·Convertible Note)방식으로 지원해주는 등 총 650만 달러의 투자금을 모았다.
작년 5월 말 제품을 출시한 이후에는 홍보에도 열을 올렸다. 페이스북 광고, 검색 엔진 마케팅, 아마존은 물론, 부티크 소매점과 잡지 등에도 광고했다.
라이언 보이코 CEO는 “지난해 미국 현충일(Memorial Day)인 5월 마지막주 월요일에 제품을 판매하기 시작했고, 가을 쯤 뜨거운 인기를 끌었다”면서 “사람들은 반려견의 건강에 대해 굉장한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회사는 암이나 고관절 이형성증(hip dysplasia)과 같은 다양한 견 질환을 선제적으로 대비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며 “매년 태어나는 사람보다 2배 많은 숫자의 강아지가 태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