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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입 크기의 프랑스 역사
이소영 기자  |  mypet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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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5.30  13:3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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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이 다채롭다는 프랑스조차 자생적 음식문화는 많지 않다고 한다. 프랑스 역사를 보면 프랑스 미식 전통은 전 세계 맛과 관심이 혼합된 결과라는 것이다. 우리가 흔히 프랑스 음식이라고 생각하는 크루아상도 오스트리아의 킵펠이 기원이라고 한다. 프렌치프라이도 벨기에 프리트에서 왔다. 와인은 로마인들이 전해줬다.

신대륙에서 들어온 경우도 적잖다. 미국으로부터 들여온 토마토가 없었다면 프로방스 요리는 앙코 없는 찐빵이었을 것이다. 터키로부터 수입된 커피가 오늘날 프랑스어 '카페'를 만들었다. 프랑스 요리는 전 세계의 재료와 아이디어를 받아들이는데 주저하지 않았고, 오랜 진화과정을 거치면서 세계적 요리로 인정받았다. 이럴진대 순수 프랑스 정통 요리를 주장한다면, 그는 무지하거나 거짓말쟁이일 것이다.

음식은 문화적 소산이자 역사적 산물이다. 프랑스 미식과 역사는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책은 프랑스 와인과 음식에 관한 기록을 비롯해 흥미로운 에피소드와 전설을 들려준다. 프랑스 미식사(史)를 통해 프랑스 역사를 접하는 기회다. 그런데 프랑스의 많은 음식과 식재료가 침략과 전쟁, 정복, 식민지의 결과였다는 점은 씁쓸하다. 17세기 프랑스는 카리브해 식민지를 건설하고 초콜릿과 설탕 생산을 위해 카카오 농장과 사탕수수 농장을 세워 주민들의 노동력을 착취했다. 더 많은 노동이 필요해지자 아프리카 노예무역에도 가담했다. 달콤한 초콜릿과 설탕이 인간사 가장 고통스러운 식민지 인권 침해와 경제 침탈의 결과인 셈이다.

두 사람의 공동 저작이다. 주 저자 에노는 전문 작가가 아니고 식재료 개발자요 조리사이다. 글은 투박하지만 음식과 식재료에 대한 치밀한 묘사와 감식안은 나무랄데 없다. 부 저자 미첼은 그의 미국인 아내로 킹스 칼리지 런던에서 전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고 한다. 전쟁학자와 식재료 MD의 공동작이라는 점을 알고 읽으면 군데군데 숨은그림을 놓치지 않는다.

스테판 에노·제니 미첼 저/ 임지연 역/ 북스힐/ 1만44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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