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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음식의 인문학
박서현 기자  |  mypet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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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9.20  11: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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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다는 건 산다는 것이다. 무엇을 먹는가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의 삶을 알 수 있다. 문화와 정서, 역사가 그 안에 깃들어 있다.

공동체의 음식문화도 마찬가지다. 지역에서 가장 많이 나는 것을 먹게 되는 데다 그 지역의 토양이나 기후 특성에 따라 음식에 대한 금기가 생기기도 한다. 삼면이 바다를 접하고 있는 한반도의 음식문화는 어떨까. 예부터 소나 돼지 등 육류를 대신한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은 바다와 강에서 지천으로 잡아 올릴 수 있는 생선과 조개였다. 2018년 유럽위원회 공동연구센터 발표에 따르면 국내 1인당 연간 해산물 소비량은 78.5㎏으로 2위인 노르웨이보다 약 12㎏이 많다.

정혜경 호서대 교수(식품영양학)는 ‘바다음식의 인문학’에서 우리의 가장 오래되고, 가장 중요한 먹거리인 ‘바다음식’을 다양한 문헌을 통해 소개한다. 아울러 바다음식을 문화적 맥락과 가치로 재해석해 한식문화가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들여다본다.

책은 선사시대부터 근대까지 한반도 사람들이 먹어온 바다음식들을 살피는 것으로 시작한다. 한반도의 해안선을 따라 다양한 지역에서 발견된 신석기시대의 조개무지는 바다음식의 역사성을 보여준다. 부족국가시대 어로부족과 농경부족의 경쟁에서는 농경부족이 승리했지만, 우리 민족의 먹거리에서 바다음식의 중요성은 여전했다.

이어진 삼국시대, 고려시대에는 상하기 쉬운 바다음식을 내륙에서도, 또 오랫동안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하는 법이 발달했다. 말리고, 염장하고, 젓갈로 담근 어패류는 우리 음식문화의 근간이기도 하다. 당시 영광 굴비, 대관령 황태, 안동 간고등어, 게, 전복, 새우 등을 최고의 맛으로 치며 선물로 주고받는 선조들의 모습은 지금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다.

“홍어·상어 50마리, 백대구어 70마리, 광어 30마리, 문어 5마리, 전복 70개, 편포·오징어 각 5접….” 고종 즉위 40주년을 기념하고, 보령(寶齡·임금의 나이를 높여 이르는 말) 51세를 축하하기 위한 잔칫상에도 바다음식은 빠지지 않는다. 조선 왕실에서도 수산물은 고기반찬을 대신하는 중요한 보양식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해양 오염과 기후변화, 남획으로 망가지고 있는 바다 생태계로 인해 바다음식도 안전성도 보장할 수 없다. 제사상이나 고사상의 필수 재료이자 민족의 정서와도 맞닿아 있는 조기, 명태 등의 생선을 더 이상 우리 바다에서 건져 올리지 못하고 있다. 양식을 하는 생선에서는 항생제를, 대형 생선에서는 중금속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저자는 “건강한 바다에 미래가 있다”며 해양관리협의회(MSC)의 지속가능 어업 인증 확대를 제안한다. 자원보호 규정 준수, 환경영향 최소화, 남획 금지 등의 기준을 준수한 수산업체의 제품에 부여하는 인증으로, 우리나라 여러 수산 기업들도 이 인증을 획득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정혜경 저/ 따비 /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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