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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정치학 (Sexual Politics)
박서현 기자  |  mypet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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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15  08: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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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곳곳에 뿌리 깊게 자리 잡아 제도화된 남성 중심 지배 이데올로기인 가부장제 아래에서 여성은 교묘한 형태로 “내면의 식민화”에 빠지게 된다고 진단하며 제2물결 페미니즘 운동을 최전선에서 이끈 케이트 밀렛의 《성 정치학》이 초판 출간 50주년을 맞아 다시 한국 독자를 찾아왔다.

이 책은 ‘정치’를 정당을 중심으로 한 협소한 개념으로 보지 않고 “권력으로 구조화된 관계와 배치”로 정의해 가부장제에서 성(性)이 지니고 있는 정치적 함의를 분석했다. 이 때문에 ‘개인적인 것이 정치적이다(The Personal is Political)’라는 슬로건으로 대표되는 제2물결 페미니즘 운동의 이론적, 철학적 토대를 제공할 수 있었다.

여성 참정권을 쟁취한 이후 반동적 상황을 겪으며 두 번째 페미니즘 운동의 거대한 물결이 일어난 당시 미국의 상황은 일견 현재 한국의 모습과 닮아 있는 듯하다. 밀렛의 말처럼 호주제 폐지와 함께 표면적으로는 “성차별이 해소된 것처럼 보일지라도” 여전히 가부장제는 “만연해 있는 이데올로기”이자 “근본적인 권력 개념”으로 작동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성 혁명의 전투장은 인간 제도라기보다 의식”이기 때문이다. 2009년 출간되었던 한국어판이 절판된 후에도 많은 독자가 애타게 찾으며 재출간되기를 원했던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는 한국만의 현상은 아니다. 《성 정치학》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읽히고 있다. 밀렛은 2017년 9월 세상을 떠났지만, 가부장제를 향한 도전의 메시지는 지금도 이 책 안에서 생생하게 살아 있다.

케이트 밀렛 저/ 김유경 역/ 쌤앤파커스/ 3만 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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