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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이 반려동물 주사 놓으면 ‘불법’
박서현 기자  |  mypet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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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6.02  06: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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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 자격이 없던 A씨는 반려묘에게 동물용 의약품인 ‘페르콥상’을 주사했다가 범법자가 됐다. 페르콥상은 일종의 비타민·철분제다. 반려묘의 건강을 위해서라는 취지였지만 현행법상 불법이라는 게 문제였다.

수의사법 10조에 따르면 수의사가 아닌 이들은 동물을 진료할 수 없다. A씨는 지난해 광주지방법원에서 무면허 진료 행위를 했다고 인정돼 벌금 300만원을 내라는 판결을 받았다.

애견판매점을 운영하는 B씨도 비슷한 문제로 처벌을 받았다. 천식 치료제인 전문 의약품 ‘에페드린’을 반려견에게 접종한 게 탈이었다. 약국에서 에페드린을 구매해 직접 주사를 놓은 행위가 수의사법을 위반했다.

창원지방법원은 2018년 B씨의 무면허 진료행위에 대해 벌금 300만원과 함께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판결했다. 아울러 20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와 B씨 모두 반려동물을 위한다는 선의와는 달리 범법자가 된 사례다. 이들의 처벌은 ‘주사를 놓는 행위’가 불법이라는 판단이 근거로 작용했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수의사가 있는 동물병원에서 주사를 맞는 게 합당하다고 본 셈이다.

애초 약국에서 해당 약을 구매할 수 없었다면 벌어지지 않았을 촌극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처방전 없이도 약국에서 구매할 수 있는 동물용 의약품이 비일비재하다. 이 중에는 섭취가 아닌 주사로만 접종 가능한 약도 포함돼 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 누구나 주사 한 번 잘못 놓았다가 범법자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3년 5월 시행된 ‘처방대상 동물용 의약품 지정제도’에 따라 133개 성분이 함유된 동물용 의약품은 처방을 받아야만 살 수 있다. 다만 이것만으로는 A씨나 B씨와 같은 범법자 양산을 막기에 부족하다는 게 농식품부의 판단이다. 아직 백신과 같은 일부 주사용 제제는 약국 판매가 허용된다.

처방 대상 성분을 205개로 확대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약사법 85조에서도 주사용 생물학적 제제나 항생물질 제제는 처방전 없이 판매를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달 중 ‘처방대상 동물용 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의약계의 반발을 고려하면 고시 개정은 가시밭길이다. 해당 고시 개정안은 지난 4월 16일 이미 행정예고됐던 사안이다. 하지만 대한약사회의 반발로 개정이 무산됐었다. 논란이 된 부분은 간암 등을 예방하는 동물용 백신인 ‘DHPPi’를 처방 대상에 포함한 점이었다.

대한약사회 관계자는 1일 “백신 예방 접종은 치료 목적이 아니고 반려동물 주인이 결정할 사항인데 처방전을 받도록 규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수의사 처방을 받게 되면 반려동물 주인들은 더 비싼 돈을 내고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처방 대상 확대 이전에 소비자에게 불리한 의료수가를 낮추는 일이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농식품부는 동물복지를 위해서는 불가피한 조치라고 반박한다. 현행 체계를 유지할 경우 범법자를 양산할 뿐만 아니라 ‘강아지공장’과 같은 불법번식업체의 오·남용도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도 주사용 백신 제제는 모두 처방전을 의무화하고 있다”며 “최소한도로 주사제만 의무화하자는 취지라 소비자 영향은 적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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